그러나 해든의 제안은 일곱 살의 놀이터 약속이나 열한 살의 여름방학 약속과는 다르잖아. 어릴 때와 같은 방식으로 생각해보자면 좋은 것을 좋아하는 쪽으로 선택하면 된다. - P33

자주 읽는 책이 꽂힌 책장으로 가서 눈을 감고 한 권을 골라. 고민을 떠올리며 무작위로 책을 펼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문장을 읽어. 그게 너의 운세야. - P34

선배, 나처럼 흠 많은 애를…………… 좋아해줘서 고마워. - P41

응. 나 삐삐 롱스타킹 되게 좋아했다? 엄마는 천사고 아빠는 해적왕인데, 삐삐는 혼자 살아. 아니 원숭이랑 말이랑 같이사는데, 집도 되게 좋고 완전 부자에 힘도 세.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들한테는 보석이고 장난감이고 막 퍼줘. - P51

아무래도 슬픔은 고체다. 내가 제일 많이 떠올리는 형태는어릴 적 봤던 바이올린 활에 바르는 송진덩어리다. 슬픔은 마음 한구석에 송진 같은 고체 형태로 존재하다가 어떤 녹는점에서 녹아 흐른다. 액체가 되어 온몸으로 퍼지기도 하고 자칫하면 눈물이 되어 쏟아지기도 한다. - P66

가끔 약에도 체해. 그럴 때 있잖아. 선의에도 걸려 넘어지잖아. 그런 걸 우리가 어떻게 다 알겠어. 우린 겨우 서른 언저리잖아. - P74

과거에 사로잡혀 아직 축축한 사람들의 이야기. 또 거기에 내내 취해 있는 사람들의 자기 연민, 자기 변명, 자기 서사. 그런걸 싫다고 한 거겠지. 그쯤은 뉘앙스로 맥락으로 알 수 있었다. 우리는 그런 것쯤은 충분히 공유하고 공감하는 사이였으니까.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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