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마침 기적적으로, 등 뒤를 쌔액 하고 스쳐 지나가는 무언가가 있었고 그게 자전거를 탄 사람이라는 걸 깨닫자마자 나는 소리질렀다. 저기요. 저기요오, 잠시만요, 119 좀, 119 좀 불러 주세요오오오. 멀어지던 자전거 후미등의 빨간 불빛이 멈춰섰다. 이윽고 그것이 되돌아오는 것을 바라보며 나는 이제 살았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전혀 알지 못한 채로. - P207
안 아프게 해줄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네, 제발요, 하고 말했고 그러자마자 고통은 없어졌다. 나는 조금씩 무릎에 힘을주어 보았다. 다치기 전처럼 모든 것이 제대로 움직였다. - P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