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보다 나쁘지 않은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이제 알겠느냐. 우 - P109
그래, 바다가 보이느냐.땅의 끝이 가까워졌느냐, 길이 좁아지느냐, 땅이 다소곳해지더냐, 크게 숨을 들이마셨느냐.땅끝에 홀로, 우뚝 섰느냐, 근육은 팽팽한 것이냐, 정신은 훤칠한 것이냐.그리하여, 바다의 끝이 보이느냐, 경계가 선명하게 보이느냐.그렇다면, 돌아보지 말거라. 거기가 땅끝이라면 끝내, 돌아서지 말아라. 끝끝내 바다와 맞서거라. 마주하거라. - P110
벚꽃터널 안으로 한번 들어가보라. 거기 꽃그늘 뒤덮는또하나의 터널이 있거니와, 눈보다 두 귀가 훨씬 더 커진다.온몸이 귀가 된다. 귀가 된 온몸은 얇은 스웨터와 면바지 속에서 저절로 더워진다. - P112
이런 시스템은 굳이 벚꽃터널 속으로 들어가지 않더라도알아야 한다. 지구→ 식물의 뿌리 → 식물의 꽃→ 꿀벌벌꿀→ 인간? 이런 사슬이 이제는 멀리서도 다 보여야 한다(사실 ‘?‘만 빼면 일찍이 교과서에서 다 배운 내용이다). - P113
뒷날 20세기 말엽에, 전설을 전해 듣고, 온몸이 달아 섬주위에서 몇 날 밤을 지새우던 물 사내들은 안개 속에서 다들 익사하고 말았다지요. 아마. - P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