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방 안에서 비로소 확실하게 깨달았다. 달리기, 내사랑은 내 음악과 글처럼 불확실의 영역으로 영영 가버렸다. 빗속을 잠깐 뛰면서 앞으로도 계속 달리려면 참 갈 길이 멀겠다고 생각하는데 웃음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분명히 절망적이었는데, 이상하게 신이 났다. - P85

병원에도 가보았지만 정밀 검사가 아닌 다음에야 통증주사나 소염진통제를 처방해줄 뿐이었다. 속 터지는 마음으로 먹으라는 약을 일단은 고분고분 삼켰다. - P81

바이러스와 사투하고 있던 이탈리아의 노신부가 자신의 산소호흡기를 젊은 환자에게 양보하고 숨졌다는 기사를 읽었을 때도 나는 그 신부님의 자는 얼굴을 떠올렸다. - P73

답답하면서도 어쩐지 천만다행이라는생각이 드는 나의 굴레 - P63

‘나‘는 아마도 내 질문에 이렇게 대답할 것만 같다.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야. 그저 막상막하로써 있을 뿐이야. - P62

마치 이 문제로 제가 괴로워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지원씨의 편지에 이런 문장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놀랐고, 또 얼마나 감사했는지 지원씨는 아마짐작도 못 할 것입니다. 스스로 대답해놓고도 잊어버린 정답을 지원씨 덕분에 다시 알았습니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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