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유, 너의 이름이 지유라고 들었어. - P90

그럴 때마다 나스차는 러시아 사람과 우크라이나 사람이자연스럽게 가족이나 친척이 되어 서로의 나라를 넘나들었던시절이, 전쟁 전까지 아주 흔했던 그런 일들이 아득하게 느껴졌다. - P93

"당신도 나한테 실망했잖아."
"무슨 실망?"
"인터뷰하는 거 반대했을 때 말이야." - P103

"디티나, 우크라이나 말로 아기는 디티나래. 이제 팔 주차." - P104

곧 긴 이야기가 시작될 터였다. - P105

그는 모르고 싶어서 몰랐을 거라고, 그때 그녀는 생각했다. - P109

"장이 작곡한 그 악보들은 지하 창고에서 날마다 죽음만을생각하던 내게 내일을 꿈꿀 수 있게 해준 빛이었어요. 그러니난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그 악보들이 날 살렸다고 말이에요." - P127

"카메라는 나도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 사물이었죠."
승준이 굳이 분쟁 지역의 사람들을 찍는 이유를 물었을 때는 이렇게 대답하기도 했다.
"사람을 살리는 사진을 찍고 싶으니까요. 죽음만을 생각하거나 죽어가는 사람들을 잊히지 않게 하는 사진을 찍는 거, 그게 내가 사는 이유예요." - P128

때로는 스스로가 강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받아들일 수 없는 고통에는 미련 없이 투항하기를, 덜 힘들고덜 아픈 길을 선택해나가기를.. - P132

아가, 나의 자두.
내 목소리가 정말 들리니? - P138

"돈 되는 사진 좀 찍어오겠다고 가지 말라는 나라 굳이아간 사람을 뭐하러 비행기로 모셔오는지 원. 저런 사람은 치료가 아니라 처벌을 받아야지. 안 그래요?" - P154

그들은 뭐랄까, 사랑을 생략한 채 이별을 겪은 연인 같았다. 민영이 아는 한, 그런 관계는 그들뿐이었다. - P155

속절없이 추락하는 별도 있었다. 인간의 셈법으로는추정이 무의미한 먼 과거를 떠도는 별들이었다. 시간을 초월하여 지구의 밤하늘에 도달한 저 별빛들이 꺼지지 않는 한, 세상의 모든 아픔은 결국 다 사라질 것만 같다는 낙관을 품지 않을 수 없었던 밤..... - P171

아랍어로 ‘봉기‘ ‘반란‘을 뜻하는 인티파다(intifada)는 이스라엘을 향한 팔레스타인의 저항운동을 통칭하는 단어이다. 1차 인티파다는 1987년 12월부터1993년 9월까지 이어졌으며 2차 인티파다는 2000년 9월에 발발해 2005년 2월에 봉합됐다. 두 차례의 인티파다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쪽 모두에서 많은희생자가 발생했다. - P174

젊고 아름답구나.
그는 다시 여자 쪽을 보며 울먹이듯 중얼거렸다.
"나는, 나도......"
"사람을 죽이려고 태어나지 않았지." - P186

심리적으로 불안했던 오빠 대신 전장에 나갔다가 집에 돌아온 큰언니는 두 번 절망했다. 엄마와 여동생, 그리고 막냇동생이 굶주림으로 죽었다는 것에 한 번, 엄마와 막냇동생은 배급을 위해 시신이 부패할 때까지 옷장 안에 방치됐다는 것에 또한번. 절망한 언니는 유일하게 남은 동생인 그녀만 데리고 그집에서 나왔고, 그뒤로 아빠와 오빠와는 다시는 평생 동안,
연락하지 않았다. - P203

"나스차도 나았고 아기도 잘못된 게 아니었잖아. 왜 사람놀라게 해, 왜!"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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