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네가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다나는 평지 특화형 동물로서지형지물에 약하다 너로 인해방향감각을 상실한다 - P52

살아간다는 말보다 서늘하다는 말이 더 적절하다나는 네가 하는 말을 ‘다‘ 받아 적는다여기에서 ‘다‘는 사랑의 노동적 측면이다 - P52

또다른 나의 모습이 번거롭다. 시간이 주어졌는데도 피는 왜 마르지 않았을까. 이 모두를 종합해볼 때 상처는 생기기 전부터 나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 P55

객실에서 나와 복도를 쭉 걸으면 화장실이 나오는데 그사이에 극장이 있다. 벽의 일부가 허물어졌으며, 내려다보면 스크린이 보인다. 누군가 벽을 헐어 극장을 발굴한 것처럼. 좌석은 돌계단이고 쭉 내려가면 첫번째 열에 앉아 영화를 시청할 수 있다. - P58

이 호텔에서 복도를 오가는 방향은 삶의 방향이며 극장으로 내려가는 방향은 도망의 방향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나의섣부른 판단이다. - P59

나는 일기장에 쓸 말이 있다. 삶의 옆구리에는극장이 붙어 있어서 원하면 언제든지 극장을 드나들 수 있는데, 극장은 언제나 공포영화만을 상영하고 나는 이 사실이 무척 마음에 든다고. - P60

-너는 너무 많은 시간과 마음을 요괴에게 쏟고 있어-그러라고 요괴가 있는 거니까 - P66

지말: 저는 식물을 죽이지 않을 자신이 없어요.
모래인간: 식물을 키운다는 건 안 죽이는 연습을 하는 거야. - P72

아람부루사발라는 자기 전에 엄마가 껴안아줄 때면 근심에 싸이곤 했다 어떤 동화책에 따르면 포옹할 때마다 사람의 몸과 영혼이 0.001g씩 줄어들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아주많은 포옹을 받은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영혼이 0g이 되어감쪽같이 사라져버린다는 것이었다 아람부루사발라는 이를덜덜 떨었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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