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유서를 썼던 그날처럼 소나기가 쏟아지고 있다. 아, 시원하다. 나는 열대우림 한가운데에서 소나기로 샤워중이다. 내 땀이랑 섞인 빗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려 입으로 비집고 들어온다. 짜고 비릿한 맛이 난다. - P231
그래서 몇 주째 말을 못하고 있었다. 그것은 내 의지가 아니라 몸이 나에게 주는 일종의 징벌이었다. 장은 항암으로완전히 초토화된 지 오래고, 자궁과 난소는 방사선으로 말라비틀어졌고, 폐는 암이 막 장악하기 시작했고, 다리의 신경줄들은 벌겋게 녹이 슬기 시작했다. - P230
그제서야 깨달았다. 나는 마지막으로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처음으로 살고 있는 거라고. - P236
소풍의 끝에서 이렇게 외치고 싶다. "재밌었고,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고, 자알 놀다 갑니다!" 무성한 풀밭으로 다시 성큼 걸어 들어갔다. - P238
이 책의 주요 서사가 되는 시간의 절반을 죽음을 기다리며 병상에서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을다닐 때보다도 세상에 대해 훨씬 많은 것들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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