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의 한숨처럼 쓸쓸한 바람이불었던 하루였어요"라고 원고를 쓰면 그 원고가 DJ나 MC의 말이 되어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게 감동적이었다. - P119
일은 일일 뿐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나도 그말의 의미를 안다. 그렇게 생각했던 일도 내게 있었고. 하지만 일로만 한정 지어 생각할 수 없는 일도있다. 나에겐 그게 그 11시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다. - P122
방송에, 라디오에,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드는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커서 하마터면 여전히 라디・오에서 일하고 싶어 하고, 라디오를 좋아하는 나를사랑하지 않을 뻔했다. - P124
지금도 변함없이 작가는 과실이나 정당한 사유 없이도 의사결정권이 있는 PD나 방송사에게 통고를 받아 해고된다. 달라진 건 표준근로계약서 내용에 의거하여 최소 한 달 전에는 ‘다음 달까지만일하십시오‘ 하고 해고 예고를 받게 된 점, 그리고드디어 방송국에서 일한 지 20여 년 만에 방송작가도 실업급여를 받게 된 점 정도다. 물론 표준계약서를 작성한 작가에 한해서. 아직도 ‘방송작가 집필표준계약서‘ 체결 비율은 26.8퍼센트에 불과하고, 표준계약서와 다른 자체 용역 계약서 작성 비율을합한다고 해도 53.1퍼센트만이 계약을 하고 일한다는 한 신문 기사는 여전히 형편없는 현실을 말하고있지만. * - P126
‘여기는 연희교차로 구둣방, 구둣방. 통신지사화재로 이 근방 통신은 거의 다 두절됐고, 우리는전화와 인터넷 아무것도 쓸 수 없다. 이곳은 아직따스하고 라디오가 있어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전달받을 수 있다. 진실을 알기를 원하는 생존자는 구둣방으로 오기 바란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 P135
그래서 아포칼립스 이후의 라디오는 음악을방송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지고 서로 별별 헛소리를 이어가다가, 좀비는 소리에 민감하기 때문에좀비와 함께 아포칼립스를 맞은 거라면 라디오는좀비가 출몰하지 않는 낮에만 틀 수 있다 뭐 이런얘기로 넘어가기도 했고.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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