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소리가 없고, 비에 닿은 무언가는 소리를 냅니다. 비는 향기가 없고, 비에 닿은 무언가는 향을 뿜습니다. 나는 없는데, 나에게 닿은 무언가는 나를 드러냅니다. - P70
저기, 물웅덩이 보이시나요. 고개를 들지 않아도 하늘이 보입니다. - P72
그렇다면더욱 늦은 속도로 멀어지도록우리가 조금이나마 가까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 P72
십대 때는 비와 파란색에 집착했다. - P75
단편소설 「홈 스위트 홈」에 다음과 같은 문장을 썼다. "아주 많은 것을 잊으며 살아가는 중에도 고집스럽게 남아있는 기억이 있다. 왜 남아 있는지 나조차 알 수 없는 기억들. 나의 선택으로 기억하는 게 아니라 기억이 나를 선택하여 남아 있는 것만 같다." - P77
"이제부터 우리는 전자가 ‘어디에 있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있는지에 주목할 거다. 즉 양자역학은 전자의 ‘위치‘ 가 아니라 ‘상태‘를 기술한다." - P81
"기억이 나의 미래. 기억은 너. 너는 나의 미래. "**미래를 기억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 P83
나는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있는지에주목합니다. 당신의 ‘위치‘가 아니라 ‘상태‘를 듣고 싶습니다. 잘 지내고 계신가요. - P83
엄마는 너무 어려서부터 일했으니까, 남들보다 앞서서 일한 셈이니까, 그때 놀지 못한 것을 지금부터 다 해보자. - P91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은 가장 늦게 드러나 제일 오래 흐를 것이다. 살면서 사랑을 부지런히 모았다. 지금 내겐 사랑이 있다. 이제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 이젠 내가 엄마를 사랑할 수 있다. - P100
거짓말의 주머니를 차곡차곡 채우면서 어른이 되었습니다. 주머니를 살짝 열어보니 이런 말들이 있네요. 배 아파. 내가안 그랬어. 몰랐어요. 다 했어요. 진짜예요. 앞으로 안 그럴게요. 못 봤어요. 못 들었어요. 그날 약속이 있어요. 죄송해요. 고마워요. 응, 괜찮아. 그럼, 먹었지. 별일 아니야. 기억 안나. 친구 집에서 자고 갈게요. - P103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헤어지자는 말을 끝내 꺼내지 못했다. 사랑 없는 이별이라도 그 과정은 힘드니까. 나는이별조차 귀찮았던 것 같다. - P112
살아온 날만큼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절반을 살았다고 말해도 될까요. 종이를 반으로 접듯 인생을 반듯하게 접어봅니다. 스무 살의 나와 마흔 살의 내가 만납니다. 반으로 접은 인생을다시 반으로 접어봅니다. 열 살의 나와 서른 살의 나도 한자리에 모입니다. 그렇게 계속 접다보면 나는 점점 작아지고 인생의 모든 순간은 한 점에서 만나겠지요. 죽음이란 어쩌면 그런것일까요. - P117
쉰아홉 살의 나는 산책중입니다. 길을 걷다 죽은 새를 보면이젠 흙으로 덮어줄 수 있습니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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