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날의 생명력만을 기억한다. 살아 있는 존재들. 따뜻한 봄날을 만끽하던 생명들. 죽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니, 내가 보지 못했다. 죽음은 드러나지 않았다. - P61
규정만 지켰더라도 침몰하지 않았을 것이다. 가만히 있으라는 반복되는 명령. 침몰하는 배를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었다. 모두 보았고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 P62
이유가 무엇이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어떻게 생각해도말이 안 됩니다. 일어났으나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에요." - P63
기억한다는 말은 힘이 세다. * 기억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거짓말은 힘을 잃는다. 삶이 이어지듯 죽음도 이어진다
엄마, 기억해? 난 엄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 엄마는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진 사람. 그런 엄마가 거기 있어서 나도 엄마처럼 살아 있는 것만 같을 때가 있어. - P66
비는 소리가 없고, 비에 닿은 무언가는 소리를 냅니다. 비는 향기가 없고, 비에 닿은 무언가는 향을 뿜습니다. 나는 없는데, 나에게 닿은 무언가는 나를 드러냅니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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