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대진의 집으로 향하는 버스는 막히지도 않고 늘제시간에 맞춰 목적지에 도착했다. - P191

시골도 별수없네. 그렇게 생각하며 무인 매표기 앞에 한가득 짐을 내려놓는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도와드려야 한다는생각에 그 근처를 서성였다. 하지만 할머니는 멸치 똥을 따듯이, 민첩한 속도로 행선지를 클릭하고 IC 카드를 정확한 방향으로 투입하여 결제했다. 해나는 무안해져 얼른 터미널을 나섰고 무더운 날씨에 계절을 헤아리다 아직 유월도 되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 P192

세상이 딱 죽지 않을 정도로만 자신의 삶을 독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P195

여기에 쓰인 모든 소설은 제가 쓴 것이지만 온전히 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야기를 구상하고 써내려간 것은 저이지만, 소설은 제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해버렸습니다. 하지만 도달한 그 지점이 최선의 지점이라는 말 또한아닙니다. 저는 종종 상상하곤 합니다. - P359

당시 해나는 돈 나올 구멍을 찾느라 포털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온갖 공모전에 지원하고 있었다. 그러다 국토교통부에서주최하는 ‘생태도시 이름 공모‘를 보게 된 것이었다. 해나의아이디어가 채택되었다는 연락을 받은 것은 그로부터 한 달뒤였다. 부재중 전화 및 통과 주최측의 축하 메시지가 와 있었다. 해나는 홈페이지에 들어가 몇 번이고 상금을 확인한 뒤 이마를 짚고 중얼거렸다. 미쳤다.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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