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나이에도 교과서가 필요하다는 걸 #어린이라는세계 를 읽으며 알았다. 나의 무지와 무례를 자각하는 고통이 이내 희망의 의지가 되었던 건 당연히 사려 깊은 관찰자이자 대책 없는 애호가인 #김소영 작가님 덕이다.
4년 만에 김소영 작가의 신작 #어떤어른 이 출간 되었다. 전작이 제목부터 가이드의 뉘앙스를 품고 있었다면 이번 책은 제목부터 독자에게 질문을 건네는 책이다. 그러니까 어쩌면 이건 꼼꼼히 오래 생각하고 답해야 할 설문지와도 같다. 어린이라는 세계를 건너 어떤 어른인 나에게 오는 길에는 매일의 일상이 있기 마련이다. 작가는 이 범상하고 신비로운 일상을 쓰는 이와 읽는 이 사이의 징검다리로 사용한다. 그 다채롭고 친근하며 맛있고 손이 많이 가는 (마치 #잡채 처럼) 일상의 기록들을 읽으며 나는 또 적당한 때에 호되게 혼이 났고 난데 없이 애틋해졌으며 오밤 중에 주먹을 꽉 쥐거나 지하철 안에서 주책맞게 웃기도 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고심 끝에 내린 답들이 정답일리 없겠지만 언제라도 또 이러한 시험에 들고 싶다. 오답을 잔뜩 썼다해도, 번거롭고 면구스럽다해도 여전히 고민에 반응하는 어른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천진난만하고 어메이징하며 여도러블한 어린이의 부분도 너무 갖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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