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낭독이 끝나자 내 뒤쪽에서 누군가 응앙응앙, 하고 소리를 냈다. 당나귀 울음소리 흉내에 몇몇 아이들이 웃었다. 4교시가 되었고 체육 선생님은 야외 수업을 강행했다. "실내에만 있으면 오늘 신고 온 양말들이 얼마나 심심하겠니." 선생님은 말도 안 되는 말을 했다. - P100
엄마가 아빠 험담을 하면 아빠가 못 견디게 그리워졌다. 그런 마음이 드는 날이면 나는 학교 앞에 있는 꽈배기분식에 가서 폭식을 했다. 처음에는 떡볶이 2인분과 김밥정도만 먹었는데 나중에는 거기에 돈가스와 쫄면까지 먹게 되었다. - P102
빨간불이 켜졌고, 오른쪽에서 트럭이 우회전을 하며 나에게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응앙응앙. 어디선가 당나귀 울음소리가 들렸다. 한 번도 당나귀를 본 적이 없는데 당나귀 소리라는 것을 어떻게 아는 거지? 정신을 잃으면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 P105
내 장례식이 끝난 뒤 엄마를 따라온 것은 그래서였다. - P107
. "자기는 눈에 들어가기엔 너무 크다고. 그래서 울었대. 그게 갑자기 생각나네." 엄마의 말에 이모도 웃었다. - P112
내가 천장에 처음으로 낙서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후로 다른 아이들도 천장에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고. 엄마가 고개를 꺾고 내 이름을 한참 보더니 말했다. "그 애꿈을 꾸고 싶어서 나는 잠을 자. 어떤 날은 종일 자기도해. 그런데도 한 번도 꿈속에 나오질 않아. 그게 무서워." - P115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에게는 언제든지한 번씩은 찾아온다고 잠 못 이루는 날들이. - P123
그때까지 나는 매일 밤 내 무릎을 베고 잠든 엄마에게 자장가를 불러줄 것이다. 내가 아주 어릴 적 엄마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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