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는 제가 할게요. 제가 해도 되는데 생각을 못한 것 같아요. 딸애가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고 세탁기 앞에 서 있는 나를 위로한 건 그 애였다. 딸애도 그렇게 말을 할 줄 알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한 기억이 난다. 딸애는 내 딸이니까, 우리는 가족이니까 - P60
평범하고 수수하게 사는 게 뭔데? 내가 사는 게 어디가 어때서? - P67
어디가 어때서라니. 너 정말 몰라서 묻니? 몰라서 물어? 엄마, 정말 너무한다고 생각 안 해? 정말 끝까지 이러기야. 이미 그 이야긴 다 끝난 거잖아. - P67
아니 어쩌면 겁을 먹은 사람. 아무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사람 뛰어들려고 하지 않는 사람. 깊이 빠지려 하지 않는 사람. 나는 입은 옷을, 내 몸을 더럽히지 않으려는 사람. 나는경계에 서 있는 사람. 듣기 좋은 말과 보기 좋은 표정을 하고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뒷걸음질 치는 사람. 여전히 나는 좋은 사람이고 싶은 걸까. 그러나 지금 딸애에게 어떻게 좋은사람이 될 수 있을까. - P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