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아버지는 며칠쯤 지난 뒤 나한테 말했다. 가장이 됐으면 가장답게, 점잖게 행동하라고. 회사가 아니라면, 아버지가의장이 아니고 내가 대표이사가 아니라면, 또 증류소가 아니었다면 나는 아버지에게 말했을 것이다. 아버지 와이프나 제대로간수하시라고. 점잖은 게 뭔지 좀 가르치시라고. - P589
내가 더는 하진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사랑은 끝났고 모든 것은 그저 의무와 책임이 되고 말았다는 걸. 하지만 나는 그걸 인정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내가 원했던 하진과 결혼과 증류소를 가졌으니까, 이 모든 걸 갖기 위해 누구보다 큰 대가를 이미 치렀으니까. - P592
나도 피식 웃었다. 자조는 아니었다. 뭔가가 툭, 끊어진 기분이었다. 가느다랗고 위태위태하지만 그래도 걸렸는 있던 것이, 툭. - P596
그날 집에 왔을 때, 하진이 울음을 삼키며 말했다. 그날 찾아왔을 때 내가 물었어. 혹시 너냐고, 증류소에 불을 지른 게 너아니냐고. - P623
다시 만들 수 있을까, 위스키? 메는 목을 삼켰다. 만들고 싶어졌어? - P630
내일 지구가 망해도 사과나무 한 그루 심겠다고 말했다는 놈있잖아. 홍 씨는 피식 웃으며 하진을 봤다. 내 볼 때 그놈은, 농사꾼이야. - P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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