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이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한국 정치의 문법 자체가 기괴하게 고정되는 듯하다. 모든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를 협업의 대상이 아니라 정적, 경쟁자, 혹은 내부저격수로 인식하게 되는, 혹은 그런 인식을 지닌 이들만 승리하게 되는 기이한 틀 같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어떤 모습으로 새협업 툴을 상상해야 할까. - P199
아이가 적다는 게 아니라 불행한 노인이 많다는 게 우리의진짜 문제다. ‘그 노인들에게 연금을 주려면 젊은이들이 많아야하고, 그러기 위해 출생률을 높여야 한다‘는 도돌이표 같은 주장에 반대한다. 기업에서 개인까지, 고소득자에서 저소득층까지, 전반적으로 부담의 수준을 높이고 혜택도 많이 받는 사회가되는 게 답이다. 출산이 사회적 책임인 양 몰아가지 말자. 출산이 아니라 세금이 책임이다. - P165
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믿음이바닥에서부터 흔들린다. 두 제도는 모두 우리 인간이 이성적인존재라고 가정한다. 어떤 지도자나 정책이 훌륭한지 유권자가스스로 결정할 수 있으니 ‘국민에 의한 정치‘를 하라고 한다. 생산은 생산자에게, 소비는 소비자에게 맡기면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합리적으로 내릴 거라고 한다. - P176
한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약자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즉석에서 일종의 가면극을 공연하기도 한다. 이는 쉽지 않은 기술이며, 때로 그런 노력은 아름답고 감동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 P181
그래서 나는 정체성 정치와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추구를 미심쩍게 바라본다.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 중 몇몇은 ‘더 배려하는 사회‘를 넘어 예의를 우리 시대의 새로운 윤리로 격상시키려한다. 그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 같은 다른 소중하고 섬세한 가치들을 우악스럽게 다룬다.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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