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진짜 물속에서도 전화 울리니?" - P170

아이의 뇌가 번개에 맞을 모든 가능성을 내가 다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에, 그것에 전혀 대비할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24시간 중 23시간 59분 동안 아이만 쳐다보고 있었더라도 딴 데 보고 있었던 1분 동안 일은 벌어지려면 벌어지는 거였다. 삶의 어느 한 요소도 예측할 수 없다는 현실이 숨 막히고 기막혔다. - P174

내 수모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Turn, Baby turn.
그래, 계속해 보지 뭐. - P176

캔커피에 녹여 삼킨그 시절의 불안 - P153

입원 기간 아이를 봐준 시어머니가 대구로 돌아갈 채비를 서두르신다. 좀 전까지 가스 불을 쓰신 모양인지 부엌에서 열기가 느껴지고 식탁 위에는 내가 좋아하는 부추전이 스무 장쯤 쌓여 있다. 외투를 챙기며 그냥 누워 쉬어라, 그렇게 애 안고 있지 말아라, 그러다 배 찢어진다고하시는데 그때 내가 웃었던가, 웃고 있는 아이를 보고 있었던가. - P152

내 안에서 ‘은지의 커피가 더 맛있다고 너 왜 바로 말못 했어?‘ 묻는 목소리를 분명히 들었지만 못 들은 척, 우겨보기로 한다. - P163

된 아이의그토록 머나먼 곳에 내 아이가 있었다. 어떻게 해도내 손이 닿을 수 없는 거리에서 아이가 숨 쉬고 누워 있었다. 아이와 내가 어딘가 이어져 있다고 믿는 건 완전한 착각이었다.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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