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에는, 한숨도 아픈 신음도 아닌 어떤 소리가 입술도 아닌 가슴에서부터 새어나왔다. 스무 살 때는 겪어 보지도 않고노래방에서 청승맞게 부르기나 했던 친구의 연인 어쩌고 하는유행가 가사가 마흔하나에 현실이 돼 있었다. 차라리 그때라면폭음과 노래방으로 마음을 달래고 잊어버리기라도 했을 테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쓴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어렸을 때는어른이 되면 모든 게 쉽고 가벼워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건하나도 없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문제들은 어렵고 복잡해졌다. - P137
도망이라면, 단지 도망이기만 했다면 아까 준연 씨가 말한 것처럼 뭘 더 알고 할 수 있게 되고, 그러지 못했을 거예요. 예전엔 준연 씨의 의지로 시간을 써 왔다면 이제는 써 왔던 그 시간에 의지해 준연 씨가 원하는 걸 해요. 사랑하는 걸, 사랑하고 싶은 걸요. - P217
괜찮겠어? 너무 피곤해 보이는데, 오늘은 집에서 자고 내가여기서 준연과 같이 있어 주겠다고 하면 되지 않을까? 나는 하진에게 조심스럽게, 뭘 못 믿어서 그런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물어봤다. -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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