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아아, 갑작스러운 함성 소리가 개천 쪽에서 들려왔다. 아까 그 남자아이가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녀는 설마 정말 물속에 뛰어들지는 않겠지, 불안한 마음으로 남자아이를 바라보았다. 아직, 삶의 입술밖에는 맛보지 못했을 어린 십대 아이들이소년을 향해 환호성을 보냈다. 아이들은 모두 취해 있었다. - P97

책자에는 제이차세계대전 때 연합군이 두 번에 걸쳐 콘체르트하우스를 공습했다고 적혀 있었다. 그녀는 바그너의 <방랑하는 네덜란드인>이 공연되기도 했던 이 아름다운 건물이한때 벽돌더미만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었다는 사실을믿을 수 없었다. 콘체르트하우스가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된것은 이차 공습 이후 약 삼십 년이 흐른 뒤였다. - P93

베를린에 오겠다고 결심할 때까지만 해도 그녀에게는 뚜렷한 목표가 없었다. 그저 연주할 수 없는 상태가 싫었고, 그를따라가기 위해 무엇인가를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었을 뿐이었다. 바그너를 공부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귓가에 들려오는 음악 소리가 무엇인지를 알게 된 후였다. - P87

그의 후배들은 형이 아르바이트만 안했어도 벌써 교수가 되었을 텐데, 늘 입버릇처럼말했다. 그녀는 그와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악기를 더이상 연주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그녀가 음악사 쪽으로 방향을선회한 것은 어쩌면 전적으로 그의 영향이었는지도 몰랐다. - P81

"폴, 한국 이름은 뭐야?"
내 질문에 폴이 씩 웃더니 대답했다.
"Junchan.’ - P65

나는 폴이 사라져버리기 전에 그의 이름을 다급히 불렀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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