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는 ‘반항아 중학생‘이었지만 수학여행 덕분에 오하라 미술관大原美術館에 갈 수 있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지금도 고마운마음을 갖고 있다.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라는 지방 도시에 자리 잡은 이곳은 서양 근대미술을 소장·전시하는 일본 최초의 미술관으로 1930년에 문을 열었다. 오하라 미술관 관람은 내 인생에서 결정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체험이었다. 열두서너 살이었던 나는 그곳에서 루오Georges Rouault (1871~1958)의 「어릿광대, 세간티니 Giovanni Segantini (1858~1899)의 「알프스의 한낮」, 엘 그레코ElGreco (1541~1614)의 「수태고지」같은 진품을 만났고, 쉽게 지워질수 없는 무언가가 내 몸 안에 새겨졌다. 미술 순례의 첫 발자국이었다고도 말할수 있다. - P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