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누군가가 자꾸 미워질 때, 훈련된 상냥함이 버겁고 지겨울 때,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질 것같아 선뜻 가슴에 끌어안고 말았다. - P163
다만 우리에게 위로는 때로 예상치 않은 형식으로 찾아오며, 그것이 예술일 가능성은 아주 높다고만 말해두자. - P166
+내 안의 나약한 목소리: 유형에 속하지 않는 자유로움을 원하지만, 소속감도 갖고 싶다. 좀 편하게. - P179
물건도 아니고 나의 것도 아니면서 여기에 오드리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 이유. 다음해 5월 1일에 건강한 오드리 옆에서이 글을 읽어보고 싶다는 아주 개인적인 흑심이 있어서이다. 어떤 소중한 물건보다도 가까이, 그리고 한결같이 그 자리에있어주는 고양이, 나의 한숨과 눈물을 가장 많이 보았고 그때마다 곁에 다가와 무심한 듯 조용히 앉아 있어주곤 하던 오드리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를 좀 길게 준비하고 싶었다. 물론 리액션은 기대할 수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 오직 자기의 서사로만 움직이는 게 고양이의 방식이니까. 내가 아는 한
"어린 시절 나는 밥상 위의 반찬들이 유리그릇에 담겨 있는걸 보고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았다. 다시 도자기 그릇으로 바뀌면 겨울이 다가온 것이었다." "형은 넉넉지 못한 살림에 아무 쓸모없는 꽃을 사고 집에서 혼자 차를 마실 때조차립스틱을 바르는 어머니가 허영심 많고 사치스럽다며 싫어했다." - P220
그런데 나는 그 차를 작별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떠나 보냈다. 3년 전 마침내 새 차를 계약했던 무렵, 나는 신간이 나와서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 날 외출에서 돌아와보니 새 차의 딜러가 그 차를 가져갔다는 거였다. 순간 가슴이내려앉았지만 한편으로는 분명 끈적했을 작별을 치르지 않게돼 다행이라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그래도…… 번호판이라도 떼어놓지………"라는 말은 끝내 입밖으로 새어나오고 말았지만 말이다.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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