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이란 무엇일까. 누군가에겐 쉽게 주어지는 것, 누군가에겐 동경의 대상, 하루에도 수천 장씩 뿌려지고 버려지는 것, ‘나 이런 사람이야‘ 하고 자리를 과시하는것, 능력을 증명하는 것, 최소한의 안전장치, 이만큼 열심히 살아왔다는 위로.
한 장의 명함엔 여러 정보가 담겨 있지만 그 사람의 진짜 이야기는 보여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우리는 평생 일한 여성들에게 명함을 찾아주고 싶었다. 누군가의 그림자가 아니라 삶의 주체이자 진짜 일꾼으로 살아온 그들의 가치를 기록하고 싶었다.

서울의 논술 학원은 굉장히 경쟁이 치열한 곳이잖아요. 유명한 강사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긴장되거나 걱정되진 않으셨나요.
저희 아이들이 저에게 붙여준 별명이 ‘죽자 여사‘ 예요. ‘이 죽일 놈의 자신감‘이라고……(웃음). 새로운 것을 하는 걸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진 않아요. 모르면 배우면 되겠지. 그런 스타일이에요.

"어제는 보건 휴가라서 종일 집 안에 틀어박혀서 (…) 오늘 새벽 출근하니 살 것 같다. 일만 나가면 보는 얼굴들이지만 새삼 보고 싶다. 또오늘은 어떤 일이 화제가 될까."
"통장으로 제 날짜가 딱 찍혀 나오는, 설레는 날이 바로 월급날이다.
뭐 쓸 건 없지만 이날이 좋다. 타고 나면 곧바로 다음 달 월급이 기다려진다."
"(코로나19) 병동에 청소를 갔다 오면 땀으로 샤워한 듯 옷이 푹 젖어나오는 여사님들을 보면 난 좌불안석, 미안해하곤 했다. 늦게나마 응급실로 투입이 되니 한시름 놨다."
"늦게라도 꿈을 찾았으니 너의 꿈을 향해 쭉쭉 뻗어나가려무나. 아주멋지게 펼쳐라. 다만 자만하지 말고 조심조심 또 조심하거라."
- 은숙 씨 일기 중에서

여기 모인 글들은 2022년 1월 26일부터 3월 2일까지 경향신문을 통해 보도된 젠더기획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를 바탕으로썼다. 보도 당시에는 담을 수 없는 내용을 추가해 기사보다 두 배 이상의 분량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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