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이란 무엇일까. 누군가에겐 쉽게 주어지는 것, 누군가에겐 동경의 대상, 하루에도 수천 장씩 뿌려지고 버려지는 것, ‘나 이런 사람이야‘ 하고 자리를 과시하는것, 능력을 증명하는 것, 최소한의 안전장치, 이만큼 열심히 살아왔다는 위로.
한 장의 명함엔 여러 정보가 담겨 있지만 그 사람의 진짜 이야기는 보여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우리는 평생 일한 여성들에게 명함을 찾아주고 싶었다. 누군가의 그림자가 아니라 삶의 주체이자 진짜 일꾼으로 살아온 그들의 가치를 기록하고 싶었다.
"어제는 보건 휴가라서 종일 집 안에 틀어박혀서 (…) 오늘 새벽 출근하니 살 것 같다. 일만 나가면 보는 얼굴들이지만 새삼 보고 싶다. 또오늘은 어떤 일이 화제가 될까."
"통장으로 제 날짜가 딱 찍혀 나오는, 설레는 날이 바로 월급날이다.
뭐 쓸 건 없지만 이날이 좋다. 타고 나면 곧바로 다음 달 월급이 기다려진다."
"(코로나19) 병동에 청소를 갔다 오면 땀으로 샤워한 듯 옷이 푹 젖어나오는 여사님들을 보면 난 좌불안석, 미안해하곤 했다. 늦게나마 응급실로 투입이 되니 한시름 놨다."
"늦게라도 꿈을 찾았으니 너의 꿈을 향해 쭉쭉 뻗어나가려무나. 아주멋지게 펼쳐라. 다만 자만하지 말고 조심조심 또 조심하거라."
- 은숙 씨 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