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언제나 고양이가 있었다. 우리는 그 고양이들과 사이좋게 잘 지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양이들은 언제나 나의 멋진 친구였다. 형제가 없는 내게 고양이와 책은 가장소중한 친구였다. 툇마루에서 (그 시대의 집에는대개 툇마루가 있었다) 고양이와 함께 햇볕 쬐는걸 무척 좋아했다. 그런데 왜 그 고양이는 해변에 갖다 버려야 했을까? 왜 나는 그 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을까? 그건-고양이가 우리보다 빨리 집으로 돌아왔다는 사실과 더불어 - 지금도 하나의 수수께끼다. - P16

프랑스의 영화감독 프랑수아 트뤼포의 전기를 읽고, 트뤼포 역시 유소년 시절에 부모와 떨어져(거치적거리는 존재로 거의 방치되어) 다른 집에 맡겨진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트뤼포는 평생 작품을 통해 ‘버려진다‘는 한 모티프를 지속적으로 추구한다. - P34

보병 제20연대가 제일 먼저 난징성을 공략해용맹함을 떨친 때는 그 전해인 1937년 12월이니까, 아버지는 불과 일 년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난징 공략전에 참가하지 않은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긴장이 풀렸다고 할까, 무거운 짐 하나를 내려놓은 감각이 있었다. - P42

아버지는 그 후에도 오래도록 계속 하이쿠를지었다. - P48

어쨌거나 아버지의 그 회상은, 군도로 인간을 내려치는 잔인한 광경은, 말할 필요도 없이내 어린 마음에 강렬하게 각인되었다. 하나의정경으로, 더 나아가 하나의 의사 체험으로, 달리 말하면, 아버지 마음을 오래 짓누르고 있던것을 - 현대 용어로 하면 트라우마를 - 아들인 내가 부분적으로 계승한 셈이 되리라.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이어지는 것이고, 또 역사라는 것도 그렇다. 본질은 ‘계승‘이라는 행위 또는 의식속에 있다. 그 내용이 아무리 불쾌하고 외면하고 싶은 것이라 해도, 사람은 그것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역사의 의미가 어디에 있겠는가?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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