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감상할 줄 모르는 내게 통영은 벚꽃을 선물로 준다. - P23
이런저런 기억 때문인지 꽃은 내게 찰나의 향기 안에 위태로운 예감을 실어다 주는 매개로 여겨져 오랫동안 온전히 감상하지도, 즐기지도 못하게 된 것 같다. - P25
용화사를 나와 봉숫골로 걸음을 옮긴다. 굵기가 엄청난, 용화사만큼 오래된 노송이 세월의 흐름처럼 휘어져 우렁차게 뻗어 있다. 인간이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 나무는 자라 휘어지고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으며 시간의 조형을 완성시키고 있다. - P29
용화사를 거닐며 이곳을 거쳐 간 그의 흔적을 생각한다. 살아가는 이도 살다 간 이도 절의 흙을 밟고각자 짊어진 삶의 무게를 안고 절을 올렸을 거다. 그리고 법당 안에서 잠시 눈길을 돌려 처마 너머 산허리를 바라보았을 거다. 지금 너와 나처럼. - P31
아이가 피아노를 좋아한 덕에 우리에게 준 게 많다. 1년에 두 번은 연주회에서 멋진 곡을 들려주었고, 집에서 연습하는 피아노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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