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오면 선경씨 남편이 아궁이에 불을 때주신다. 불앞에서 선경씨와 남편은 거친 농담을 주고받는다. 그것은오래된 부부의 농담이다. 쑥스러운 시절 같은 건 진작에 지나버린 연인, 농담 같은 면박, 면박 같은 사랑을 아무렇지도 않게 주고받으며 그들은 불을 지핀다. 넉넉히 넣은 장작덕분에 방바닥은 절절 끓고, 나는 두꺼운 요 위에서도 등을 지지며 잔다. 뒷산 고라니가 취객처럼 울어도 안 깬다. - P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