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는 좋겄소." - P93

우리는 그날로부터 3박 4일간 내리 술을 마셨다. 술은소주었고, 배달도 없던 시절이라 안주는 내가 집에서 해쏘가리 정도였다. 전까지 나는 숨을 그렇게 마서본 적이 없다. 오늘의 나를 만든 역사가 그날 시작되었다. 어느 순간 방에 들어간 선생이 나오지 않았다. - P93

비에 젖고 술에 젖고 비에 젖은 철쭉에 젖고, 어찌어찌산행은 막을 내렸다. 백무동을 거쳐 남원역에 도착했더니어둑어둑 초여름 해가 기울고 있었다. - P83

한 남자가 비틀거리며 우리 앞을 걷고 있었다. 혹 술 취한 남자가 해코지라도 할까 봐 우리는 걸음을 멈췄다. 그때 무엇인가 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재빨리 몇 걸음 앞으로 달려가 그것을 가만히 즈려밟았다. - P79

술을 마실 때마다 문학박사 정지아의 집이라는 팻말이나를 내려다본다. 부끄러운 줄 알라. 그리 말하는 듯하다. - P75

"어디 국졸이 문학박사 앞에서!"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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