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 끝에 찾아오는 보람과 즐거움은 이제 일상이 되어 무덤덤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해야 하는 사람이 되었고 어떻게든해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주문해서 30분을 기다리면 먹을 수 있는 피자를 10시간 넘게 걸려 만들어서 먹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지는 자신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P62

강박과 마찬가지로 자기 최면은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마약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만, 과하면독이 되는, 특히 과한 자기 최면으로 만들어진 얄팍한 자존감은마치 모래성 같습니다. 예상치 못한 파도같이 반대편에 있는 또다른 현실의 무게를 맞닥뜨리면, 그동안 만들어온 것들이 허상임을 알게 되어 바로 무너져 내리면서 다시 자괴감의 늪으로 빠질가능성이 높죠. - P70

체가 자주 쓰는 표현 중에 ‘너덜거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원래는 어떤가락들이 흐트러져 흔들리는 걸 뜻하지만 저는 일없이 여기저기 다니면서 빈둥거릴 때 쓰곤 합니다. 누가 오늘 뭐했어??" 물으면 ‘음, 그냥 종일 네덜거렸어"라고 대답하는 식으로 - P79

고백하자면,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죄책감을 느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걸 깨달은 순간에는 그런 생각을 고치기 위해 하던 일을 덮어두고 억지로 하지 않기도했지만, 해야 할 일을 안 해서 생기는 현실의 불편함이 또 다른 스트레스로 쌓이는 말도 안 되는 악순환을 겪었죠. 결국 원점으로돌아갔고, 마음이 무거워지기 전에 몸을 움직이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 P87

언제였는지 기억도 없는, 배고파서 끓였던 라면을 두어 젓가락먹고 그대로 쏟아버린 비닐봉지를 싱크대에 두는 바람에 참기 힘든 악취가 날 정도로 썩어버린 것입니다. 그 냄새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시체가 썩는다고 신고할 것 같아서 대충 챙겨 입고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거의 한 달 만에 집을 나왔습니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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