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를 걷는데, 산그늘이 진 곳은 꽃도 더뎌서 철쭉, 싸리꽃, 복숭아꽃, 앵두꽃, 라일락까지 집집이 담장 너머 고개를 내밀고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꽃 이야기가 이리도 긴 걸 보니 한시절이 지났다는 얘기다. 새파란 젊은이가 "꽃, 꽃, 꽃~" 하는 건 들어본 바 없어도 나이 든 사람들의 꽃 이야기는 흔하다. 인생의 꽃이 다 피고 진 뒤에 비로소 마음속에 꽃이 들어와 피어 있다.
는 거니까. - P71

털고 솎아내야 더 찬란하게 꽃피울 수 있구나. 과거의 영광은 선선히 내어버려야 건강한 씨앗을맺을 수 있구나. 거기서 귀한 가르침을 얻었다. - P75

한참 세월이 지난 후에야 ‘이게 노래의 사회성이구나‘ 깨달아졌다. 노래는 되불러주는 이의 것이구나. 노래를 만든 사람, 처음 부른 가수의 것이 아니구나. 여러 번 굴절을 거쳐 어떤 가슴으로 불릴지는 누구도 점칠 수 없다. 그래서 세상에는 수천수만의 <아침이슬>이 있을 것이다. - P81

봄·여름·가을·겨울 할 것 없이 군용 트럭에 몸을 싣고 무대에 도착하면 흙먼지가 온몸을 뒤덮어서 분가루 같은 풍진이 얼굴 가득 했었단다. 무대 의상도, 물자도 넉넉지 않고 핍절했으니 드레스며, 롱드레스용 장갑이며 직접 다 만들었단다. 바느질을 못 하면 가수를 할 수도 없던 시절이었단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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