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고 싶은 거 계속하란다.
그게 자기들에게도 힘이 된다며. - P19

노래도 방송도 삶도 마무리를 잘해야겠는데, 아직도 궁리궁리 중이다. 한 4년여 가라앉아 있었더니만 가슴에서부터 뭔가가 떠오르질 않는 게 답답하다. 그래도 얘기를 털어놓으니 기분이 좀 괜찮았다. 앞으로 시간을 두고 좀 더 생각해야지. 지금껏 무탈했지만, 마무리가 중요하니까 살얼음을 딛듯 조심조심 또 조심해야지. - P19

하루는 복닥거리는 라커룸에서 숨을 몰아쉬는 내게 "아유~ 뭐가 힘들어서 한숨을 쉬어요? 베짱이 아냐? 베짱이처럼 노래만 하는데 뭐가 힘들어. 나처럼 노동을 해야 힘들지~" 계속 말을 거는 이가 있었다. 더 듣다가 "자기가 모르는 남의 일에 대해 함부로 말하기 없기!" 크게 따박따박끊어 대꾸를 하니 헤헤거리며 사라졌다. 그런데 이내 다른 사람에게 "아니~ 무슨 운동을 했다고힘들다는 거야?" 하는 말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이 사람 말투가 이런 식이구나. - P23

결국 아무리 가까운 듯 보이는 두 개의 작은 별도 서로 몇억 광년이나 떨어져 있듯, 사람끼리의한계가 그만큼이지 싶다. 그래도 이런 일이 내 가슴을 흔들어 남편 앞에서의 나를 되돌아보고, 허락된 시간만큼이라도 맺힌 것 없이 잘 지내야지 하고 마음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 P37

이튿날, 엄마가 해수 온천욕을 하고 싶다고 하셔서 동네 어귀 아주 작은 대중탕을 찾았다. 물이짭짤하질 않아 말만 해수인가 싶었는데 목욕 후 몸이 유독 개운해 물어보니 해수라서 그렇단다.
엄마도 가뿐해하셔서 애써 목욕탕을 찾은 보람이 있었다. 내내 기운이 없던 엄마가 여행 중에는무릎이 아프다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으셨다. 늙은 딸들의 재롱에 엔도르핀이 돌아서인지 아픈것도 잊은 엄마를 보니 더 자주 모시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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