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자꾸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새벽에 엄마는 할아버지를 깨웠다. 아빠, 너무 이상한 느낌이 들어.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고냄새가 나. 무슨 냄새가 난단 말이니? 냄새가 나 - P170

할머니들은 측량에 대한 감각이 없다. 할머니들은 무한이다.
열려진 존재다. 사랑이 그렇다. 무한정 퍼고 무한정 무치고 아이에게 설악산만한 고봉밥을 내밀고, 할머니 정말 나, 배가 찢어지겠어! 그런데 요즘은 엄마가 그렇게 음식을 퍼준다. - P172

그래서 윤이 나는 것들은 평안해 보인다.
엉덩이 덕에 반들거리는 뒷마루처럼 - P175

아무튼 윤은 시간을 먹고 드러나는 빛, 만질수록 넓게 퍼지는 공평의 빛. 우리의손엔 빛의 입자라도 박혀 있는가. 접촉하면 빛이 난대. 그래서 연인은 계속해서 서로의 얼굴을 쓸게 되는가. 어떤 강아지는 호박보다 반들거리고 어떤 아이들은 보름달보다 이마가 환하고 어떤옹기는 하늘의 별보다 밝게 빛난다. 우리의 눈은 윤기로 반들거린다. - P176

‘아니 씨, 내 인생이 아무리 험해도 여태껏 살면서 엄마 밥 한끼 못 사줘? 어떻게 인생이 이래? 우리 엄마한테도 어쩌다가 밥한끼 못 사주는 인생이 됐어?‘ 약간의 분노와 억울한 감정이 밀려오더라. 그래서 바로 그랬지. 그래 엄마! 오늘 거하게 살게 앞치마 걷고, 가게 문 닫고, 늙은 엄마 손을 잡고, 그 자리에서 차를 몰고 밥 먹으러 갔지. 그런데 가는 길에 이상하게 속이 시원하더라.
이유 없이 자꾸 눈물이 날 것 같더라. - P183

별, 시, 눈, 꽃, 귀, 손, 개, 국, 볼, 종, 빛, 빵.
나는 시 쓰고 동생은 빵을 굽는다. 우리의 직업은 한 글자라서사랑이라네. - P189

갓 구운 빵을 꺼내 슬쩍 쥐어보면아주 뜨거운 사람의 손을 잡은 것 같다. - P193

그렇게 빵과 시는 활기차게 열린 자유다.
눈이 오면 신나게 달리는 강아지처럼.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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