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나는 여행보다 대화, 인터뷰 글 읽기, 다른 차원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을 좋아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면 공항까지 가지 않아도 여행할 수 있으니까. 언제나 현실보다 상상이 나았으므로. 그럼에도 종종 홍콩과 니스, LA에 가볼까하는 것은 기억 때문이다. 나에게는지루함을 가시게 할 기억이 필요하다. - P118
이런 것을 보기 위해서 새벽부터 공항에 가고, 짐을 부치고, 줄을 서고, 옷을 벗고, 짐을 풀었다가 다시 싸고, 젓갈 맛이 나는 음식을 잘못사 먹으며, 서두르고, 휴대폰을 만지고 싶지 않을 때에도 만지면서 이곳에 온 것이다. - P122
아마 보안검색대에서부터 후회할 것이다. 상상력과 연민이 없는 상태로 글을 쓸 수있을까? 누가 읽기야 읽겠지만, 기억하지 못할글이 될 것이다. - P132
도서관과 서점 돌아다니기는 계획한 것에서벗어나더라도 충분히 좋다. 글을 쓰기 위해 왕창 챙겨온 책을 한 권도 열어보지 않고 웹 사이트만 뒤적거리고 메모만 잔뜩 했다고 하더라도그것 역시 좋은 시간이며 글쓰기인 것처럼. - P138
제주로 내려오고 난 뒤 나는 귤나무를 돌보는 농부가 되었다. 과수원에서 시간을 보내면서사람뿐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무수한존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에게 내영혼의 문을 활짝 열어주는 일이 나를 충만하게 해준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런 순간순간을시로 붙잡아두고 싶었고, 부지런히 시를 써서독립출판물로 시집을 냈다. - P148
"아리가토. 도모, 아리가토." 감사한 건 나인데....... 미스즈를 좋아하는 분에게서 시인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원 없이 나눈 벅찬순간이었다. 할머니가 고맙다는 말을 하실 때의표정, 나에게 연신 고개 숙여 인사하시던 모습을 나는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 - P154
밝은 쪽으로/밝은 쪽으로.//잎새 하나라도/해 비춰 드는 곳으로.//덤불 속 그늘진 풀은.//밝은 쪽으로/밝은쪽으로.//날개는 타더라도/등불 있는 곳으로.//밤에나는 벌레는.//밝은 쪽으로/밝은 쪽으로.//한 치라도더/빛 내려오는 곳으로.//도회지에 사는 아이들은. (3)밝은 쪽으로」- - P164
궁금증을 궁금한 상태로 두지 않는다. 검색 가능성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 태도.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할 때는 검색어를 조금만 구체적으로 바꾸어보면결국 궁금증이 깔끔하게 해소되리라는 믿음. - P194
. 다가오는 일정에 피렌체를 포함한여행을 떠나기 하루 전날 그들은 실시간으로방영 중인 tvN 「텐트 밖은 유럽」을 보고 있었는데, 마침 출연자들이 피렌체에 있다며 신기해했다. - P202
블로그 리뷰나 추천 앱 속의 별점과는 달리, 막상 겪어보면 누군가의 인생 장소가 내게는최악의 경험이 되기도 했고, 혹평이 자자한 장소에서 우연한 기쁨을 마주하기도 했다. 타인의과거가 나의 현재에 똑같이 적용될 리가 없다. - P236
가능해진 경험 : 집안 침대 위에서 낯선 도시의 길거리 이름만 가지고 그 근처 풍경을 확인하기불가능해진 경험:어쩌다 보니 도착한 낯선 길에서 영문을 모르고 헤매다가 나만의 추억 만들기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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