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음소라를 한 손에 움켜쥔 채 도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붉다 못해 검어진 그 얼굴을이상하게도 바늘로 한번 콕 찔러보고 싶다는 생각을했던 것이 기억난다. - P47
"당시 나는 스물한 살이었고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것이야 많았으나 정작 연애 경험은 전혀 없었다. 때문에 나는 그 으쓱한 기분, 붕붕 뜨는 느낌을 사랑이라고 섣불리 믿었다. 어머나 나도 얘를 사랑하나 봐, 이열렬하고 순진한 구애에 마음이 열렸나 봐, 하면서. - P52
하지만 당연하게도 세상에 그런 것은 없었다. 남에게 받은 것 가운데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것은 없고, 돌려줄 방법을 모른다면 애초에 받아서도 안 된다는 것을 나는 몰랐다. - P58
집을 나서기 전, 현관 옆에 붙은 전신거울로 내모습을 비춰보았다. 평소 입는 옷차림 그대로에 화장기없는 맨얼굴이었으나 어딘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도일 아내와의 약속 시간은 9시였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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