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항공기 안에 들어가 손전등 몇 개로 불을 켜서 일하고, 좁은기내를 왔다 갔다 하다 무릎이 다쳐 피멍이 들기도 했다. 다쳤는지도모르고 집에 와서 샤워를 하다 상처를 발견한 적도 셀 수 없이 많았다. - P121
그것도 5·18 광주민주항쟁 40주년 기념일이던 그날, 종로구청에 의해천막은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농성천막은 세 번이나 강제로 철거됐다. - P123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데." "마흔 하나요." "지운이 형, 여기 형님하고 같이 배합하세요. - P128
지운 씨는 형님하고 같이 치킨집을 하다가일이 잘못돼서 이곳에 왔다고 했다. "공장일은 처음인데, 이렇게 힘들줄 몰랐어요. 제 통장에 28만 원밖에 없어요. 통장 잔액이 100만 원이넘으면 여기 때려치울 거예요." 33세 젊은 지운 씨도 담배 연기와 함께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 P131
쌀을 실으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곳에 쓰인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밥 좀 먹여줘." 회사를 향한 절규의 목소리였다. "15개월만 참자." 처음 쓰인 문구는 "3개월만 참자"였다. 하지만 그 문구는 지워지고 "15개월만 참자"로 바뀌어 있었다. 처음에는 3개월 지나면 정규직을 시켜주었나 보다. 하지만 이제는 최소한 15개월은 되어야 정규직이 될 수있었다. 1970년대 어느 공장에 들어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이 엘리베이터의 문구들을 보면서 비로소 ‘거대한 침묵’이 이해가 되었다. 정규직이 되고 싶어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밖으로 소리치는 대신 안에서 절규하고 있었다. 초등학생들처럼 낙서를 통해 불만들을 분출하고 있었다. 70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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