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경력도 50퍼센트만 인정한다고 했다. 기본급은 하나도 인상되지 않았고 1호봉은 오히려 기존 급여보다감액되었다. 그런데도 여기에 상여금 600퍼센트가 포함된 것이라고 해실소가 나왔다. 도대체 140만 원에 상여금 50퍼센트가 포함된 것이면기본급이 얼마란 말인가. 최저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주는 고용노동부에 고용된 노동자가 된 것이다. - P29

TV를 보면 호화롭고 값비싼 온갖 것들이 눈을 사로잡고, 커피도 한 잔에 사오천 원인데 최저임금 117만 원으로 어떻게 한 달을사나. 그러니 임금 150만 원 주는 일자리 한 곳이 나오면 하루 만에 30명 넘는 구직자가 몰려 인터넷에서 문전성시를 이룬다. 참으로 서글픈현실이다. - P31

"어디 가니?"
"아, 네. 촬영이 있어서요."
"어디로 가는데?"
"가까워요." - P35

지하철역으로 가며 돈 계산을 해보았다. 안전화 5만 5000원, 택시비 4500원, 각반 2000원, 목장갑 1000원, 점심값 5000원, 그래서 지출은 6만 7500원, 오늘 일당은 9만9000원, 나는 오늘 나의 몸으로, 나의노동으로 3만 1500원을 벌었다. 이미 투자한 인프라가 있으니 내일은,
또 모레는 내 수익이 더 늘 것이다. 매일 건설 현장에 나가기엔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조금만 애를 쓰면 나의 어려운 한 시절을 건너갈 수있을 것이다. 골목에서 담배 한 대를 피웠다. 하얀 담배 연기가 하필 눈에 들어가서 눈꼬리가 살짝 젖어버렸다. - P35

"11월 OO일부터 출산휴가를 썼으면 해서요."
"아, 예정일이 언제였죠? 일단 알겠어요."
"출산 휴가가 2월 중반이면 끝나는데요. 그때 복귀할 수 있는데 혹시 2월 재계약은 어떻게 .…."
"아마 어렵겠죠? 교장선생님과 상의해볼게요." - P42

여성에겐 노동시장 초기 진입이 중요하단 말을 들은 적 있다. 공무원이나 대기업으로 진입하면 출산을 해도 안정되게 돌아갈 수 있지만비정규직은 임신, 출산과 동시에 직장을 잃어야 한다. 그렇게 아이를키우다가 새로 구하는 직장은 공부했고 일해왔던 곳의 경험과 동떨어진 곳이 많다. 이것이 사회적으로 제기되는 ‘경력 단절‘ 문제다. - P43

얼마 전 학교에서 지진 대피 훈련이 있었다. 실제를 가장한 훈련이라며 전 학년이 반별로 정해진 순서에 따라 운동장으로 피신했고, 교무실은 물론 행정실의 전 직원도 운동장으로 모이는 훈련이었다. 그날 내게 맡겨진 것은 빈 교무실에 남아 혹시 모를 전화를 받는 일이었다. 훈련일 뿐이니 대수롭지 않게 "진짜 지진 나면 나만 죽는 거 아니냐"며웃고 말았지만, 얼마 전 진짜 지진이 났을 때 학교 비정규직이 홀로 교무실에 남았다는 기사를 보니 등골이 서늘해졌다. ‘비정규직‘이라는말에 생명과 안전도 보장받지 못하고 아이를 가져도 축복받지 못한다는 의미까지 포함되어 있진 않을 텐데 말이다. - P44

나라에서 방과후 강사를 위해 대출을 해준단 소식을 들었다. 무려거금 300만 원이었다. 한 달 생활비가 200만 원이 넘고, 몇 달을 쉰 터라 이미 낸 빚이 1000만 원이 넘었다. 300만 원도 고마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자율 할인을 받기 위해 학교장 도장을 받아야 한단다. 어디 부끄러워서 도장을 받겠는가. 결국 전국 강사 중 3퍼센트만 대출 신청을 했다는 이야기를 후문으로 듣고 쓴웃음이 나왔다. 차라리 2000만원, 3000만 원 해준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그런데 300만 원이라...
…. 그 정도면 차라리 현금서비스를 받겠다는 강사들이 주변에 대부분이었다. 나 또한 그랬다. 차라리 보험에서 약관대출을 받거나 일부 출금을 선택하련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방과후 강사들이 돈이 많아서 그대출을 거절한 줄 알더라. 우리 먹고살 만한가요? - P48

저녁 늦게 카톡이 왔다. 맏언니 소식이었다. 요로결석이란다. 물을많이 먹어야 한다는 의사 지시도 받았단다. 그러면서 막내인 나한테도이제부터는 물을 많이 마시라고 했다. 안 그러면 요로결석이라는 병이기다린다는데, 참 난감하다. 물을 먹지 않아서 요로결석에 걸릴 것인지, 참아서 방광염에 걸릴 것인지, 너무도 가혹한 운명 앞에 놓였다. 가끔 허공에라도 대고 말하고 싶다. 제발 우리 좀 살 수 있게 이 살인적인인원 배치 기준을 조정해달라고, 학교에 학생과 교사만 있는 것이 아니고 보이지 않는 저 구석에도 사람이 있다고. - P57

어쩔 때는 자동차와 다름없는 대우를 받기도 한다. 요즘 지하주차장은3~4층까지 내려가는 게 기본이다. 밤늦게 주차를 하다 보면 지하 3층에도 자리가 없어 더 내려가는 일이 많다. 불명 없이 주차를 하고 키를넘켜주변 차주는 비밀번호를 눌러야 열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무말 없이 사라진다. 남겨진 나는 차를 타고 내려온 길을 거슬러 한참을후에야 입구를 찾아 나온다. 들어올 땐 사람이었으나 나갈 땐 차취급을 받는 것이다. 가끔 차주에게 엘리베이터에 같이 할 수 없냐.
고 들어보면 차량이 내려온 오르막길을 가리키며 "저~리로 가시면 돼요"라고 하거나, 못 들은 척 빠른 걸음으로 유유히 사라지기도 한다.
이뿐이라 선배 기사들께 여쭤보면 반말과 폭언, 폭행 경험도 쉽게 들을 수 있다. - P59

그 이후부터는 조금만 스치고 지나가도 짜증을 냈더니 신기하게도 카메라를 치고 다니는 사람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 P66

음식이 맛이 없다, 자리가 불편하다, 실내가 너무 춥거나 덥다는 등 온갖 불만에 대해 매번 책임도 권한도 없는 아르바이트노동자들이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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