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이 가진 아이러니는 그가 바라 마지않는 영원이 이러한 폭력적인 시적 현실에서 실현되도록 하는 재현의 방식에 있다. 의미의 층위에서 삶과 죽음, 상실과 부재, 인식과재현이 서로의 자리를 엎치락뒤치락하며 사랑의 역설을 만들어냈다면, 시적 재현 그 자체의 층위에서 황인찬의 아이러니는 이미지의 세계에 머물고 있다. - P134
고착된 이미지는 움직이지 않지만 시인의 목소리에 의해 그것은 흐르고, 정지와 운동이 충돌하며발생시키는 이 아이러니가 바로 죽음을 불가능하게 만든다(시의 제목을 다시 떠올려보라). 시와 서정, 그리고 퀴어가만나 만들어내는 새로운 서정은 바로 이런 것이라고, 황인찬은 말한다. 이곳에서 사랑은, 드디어 영원하다. - P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