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위로 나와서는 겨우 한달 남짓 산대요. 가끔은 궁금해요. 한달간의 생이 존재한다면, 나는 누구를 가장 먼저기억하고, 누구를 가장 마지막으로 떠올릴지. - P125
요즘은 사람을 만나면 자꾸 안 좋은 생각만 들어요. 나한테 뭐 원하는 게 있어서 접근하는 건가 깔보는 건가 싶고, 별거 아닌 말에도 화가 나고. - P125
재하의 말에 나는 손을 내저었다. 됐어. 그러지 말고 저기 서보세요. - P127
역광이 심해 누가 그애고, 누가 나인지 구분조차 어려웠다. 잘못 찍은 사진이었지만 누구도 다시 찍자고는 하지 않았다.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재하는 한참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빛 아래 우리는 두점 그림자 같았다. - P129
창밖을 보았다. 버스는 탄천교로 들어서고 있었다. 아무것도 두고 온 게 없는데 무언가 잃어버린 듯한 기분이들었다. - P132
온전히 혼자 누리는 것만 같은 기이한 충만함에 잠기곤합니다. 특히 스트리트뷰 속에 정물처럼 멈추어버린 사람들의 표정과 마음을 더듬을 때면 잠잠히 흐르던 시간이그대로 고여버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 속에서나 혼자천천히 누군가의 기억을 걷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 P136
이 사람은……… 제형이에요. 오호, 재하 상과 닮았어요. 그런가요?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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