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잊고 살곤 한다. 앞으로도 내 인생에 수많은 ‘첫’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내가 누군가의 ‘첫‘이 될수 있음도. 그 뒤로 나는 동해에서 많은 친구들을 만났다. 몇몇의 친구들과는 정해진 수순처럼 연락이 끊겼다.
그래도 더 많은 친구들이 남아 있다. - P108

"얼마죠....…???
ME그렇게 예상에도 없던 50만 원의 지출을 한 뒤 저녁에동생과 울면서 술을 퍼먹었고, 장미색 비강진이 나은 날나는 다시 만성 위염의 길로 들어섰다. - P125

"지현아. 이건 깨끗한 거야. 사람들 다 소주잔에 따라마시잖아?? - P130

"혹시 오일간 행사 가능하실까요?"
나는 재빠르게 통장 잔고를 확인한 뒤, 답을 보냈다.
"가능합니다." - P140

"보시다시피 카페 아르바이트요!"
"아니, 맨날 노트북으로 뭐 하던데?"
"그냥 메신저 하는 거예요??
이곳에서 그동안 쓴 소설들을 수정했고, 첫 책을 냈다.
그래서인지 어떤 때는 바다보다도 이 카페가 더 그립다.
카페는 우리 자매가 공유할 수 있는 담벼락 중 하나로 남아서, 우리는 아직도 이 카페에서의 나날들을 이야기하며 자주 웃는다. - P149

"젊음이 지나가는 게 왜 이렇게 힘드냐!"
우리는 패딩을 덮고 누울 때처럼 깔깔 웃었다. 이번 여름 여행은 바다가 없는 곳으로 가고 싶다고, 그러나 여름휴가엔 역시 바다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 P170

그리고 곧장 뒤집혀서 버둥댔다. 일어나려고 했지만 파도가 계속해서 밀려왔고 앞이 안 보이는 상태로 어떻게든 보드를 잡아 해변으로 올라왔다. 갑자기 참을 수없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웃으면서 나는 바다에 떠 있는서퍼들을 보았다. 모든 게 파도를 잡는 이 순간, 걷잡을수 없는 속도가 붙는 이 한순간을 위한 것이구나. - P177

어디선가 본 글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 아내가 죽은 뒤모든 물건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거의 대부분의 것들을버릴 수 있었는데, 함께 휴가 가서 쓴 튜브만은 버릴 수가 없었다고. 바다에서 열심히 불었던 그 튜브 안에 아내의 숨결이 들어 있을 생각을 하니 그게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었다는, 그런 이야기. - P183

동생과 집에 돌아와서 튜브의 바람을 뺄 때면 자꾸 바랑 빠지는 입구에 서로 얼굴을 갖다 댔다. 우리는 웃으면서 이게 여름의 냄새라고 했다. 여름의 냄새는 고무 바람으로 각인되었다. - P189

"이거…… 앞으로 언니 소설에 나올 장면이지?" - P205

누군가 내게, 옛날에 태어났으면 너는 이야기꾼 불러다가 이야기를 듣느라 재산을 탕진했을 거야, 라고 한 적이있다. 나는 그 얘기를 은선에게 똑같이 돌려준다. - P228

그 뒤 대본을 받고 첫 문장을 읽었는데, ‘아니, 연고도없이 동해에 내려와서 사는 자매가 있다고요?"라고 적혀 있어서 동생과 한참을 웃었다. 동해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방송에 나가다니. 동해에 사는 것이 이제는 너무나일상에 불과했음에도, 그런 순간이면 문득문득 특별하게느껴졌다. - P247

동해 생활이 끝났다.
조금 눈물이 날 뻔했는데, 동생이 베개를 들고 내 방으로 들어오며 말했다.
"아우, 혼자 누워 있으니까 적적하네?"
"그치, 그치. 어서 와."
나는 벽 쪽으로 붙어서 자리를 마련했다. 싱글 침대는비좁았지만 우리는 한쪽 다리씩 곁고 누워서 각자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한 시절이 끝나도 그 시절을 함께한사람은 그대로라서 다행이었다. -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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