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랐다면 미안해요. 이러려고 온 건 아니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은지는 다시 문자를 보내왔다.
-보고 싶었어요. - P47

말도 안 되는 용서를 비는 수이를 보며 이경은 어떤 말을 해야 할지알지 못했다. 너에겐 아무 잘못이 없어, 넌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 아니야, 라는 말조차 수이에게 상처를 입힐 것 같아서였다. 이경은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수이의 동그랗고 부드러운 뒤통수를 어루만졌다. 아무리 애를 써도 웃음이 나오지 않았고, 그건 수이도 마찬가지였다. - P49

이경은 벽에 등을 대고 앉았다. 수이의 울음이 자신의 마음을 아주조금도 돌려놓을 수 없다는 사실에 놀란 채. 수이 또한 이경의 그런마음을 알았을 것이다. 이경은 울 자격이 없었다. - P56

수이는 시간과 무관한 곳에, 이경의 마음 가장 낮은 지대에 꼿꼿이서서 이경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수이야, 불러도 듣지 못한채로, 이경이 부순 세계의 파편 위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곳까지이경은 손을 뻗을 수 없었다. 은지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와 헤어지지 않았을까. 그 가정에 대해 이경은 자신이 없었다. - P59

이경은 그 새의 이름을 알았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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