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꽃이 붙은 편지 봉투 하나가 책상 위에 놓여 있는 걸 발견했다. 언니가 놓고 간 그 엽서에는 성령강림절을 맞아 나를 위해 ‘성령의 열매‘를 하나 뽑았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 P143

우리는 어떠한 몸짓이 사랑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게될까. 본가를 떠나 봉봉과 단둘이 처음으로 원룸 오피스텔을 구해 잠시 살았던 적이 있다. - P101

. 그렇다면서 담당자는 노인들이 알아서 가져가시길 기다릴 수 없다면 주민센터로 직접 가져와도 되는데 그러면 폐지 1킬로그램당 두루마리 휴지 하나와바꿔주겠다고 말했다. - P63

시작할 무렵, 나는 아빠와 그의 고향에 찾아가아빠가 중고등학교 시절 거닐었던 번화가를, 내가 어렸을때 몇년간 나를 키워주었던 친척 어른이 일을 했다던 포목점이 있던 시장을 보았다. - P85

구조된 동물들이 살아갈 ‘카라 더봄센터‘를 짓기 위해기획된 책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문학동네 2019에 글을 보태기로 한 걸 계기로, 동물권행동 단체 카라를 통해 일대일결연을 맺을 강아지를 사이트에서 찾아보던 중 ‘재롱’이라는 아이에게 눈길이 간 것은 그 때문이다. - P97

어느 여름밤이었다. 자고 있는데 천둥번개가 치기 시작했다. 장마가 시작된 걸까? - P103

아침이 늦게 찾아오더라도 괜찮다고 나는 생각했다. 강아지가 좀더 내 몸 가까이 파고들었다.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 P105

초여름, 빛이 사그라지는 시간에는 특유의 정취가 있다. 모든 사물들은 윤곽이 흐려지고, 그 대신 냄새와 소리가 부풀어오른다. 초여름밤 성곽길을 훑는 바람에는 풀냄새와 라일락 냄새가 섞여 있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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