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로 나는 믿고 있다. 때때로 꿈은 사람이아닌 공간을 따라다니기도 한다는 것을. 땅의 꿈을 인간이대신 꿔주기도 한다는 것을. 아마도 그날 먹은 영혼의 스프는 그 땅이 꿈을 대신 꿔줄 사람에게 미리 내놓은 선물이었으리라. - P48
그는 점도 자신이 둘을 하나씩 쌓아 올려서 만든 거라고 했다. 바랑에 그늘을 만들어주던 나무도 모두 그가짚은 것이다. 그냥 낯선 누군가에게 완벽한 순간을 선물해주려고 그에 대해서 잠시 의구심을 품었던 것을 반성했다. 오랜 시간을 공들여서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낼 줄 아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다고 믿고 싶다. - P47
그러니까 언제나 몸은 자신을 다스릴 줄 안다. 몸의 언어를 듣고 몸이 원하는대로만 따른다면 오히려 마음을 항상 청정하게 유지할 수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P51
최악의 상황에도 다들 지갑에 신용카드 하나쯤은 있고 언제든 비싼 호텔방의 욕조에 몸을 담글 수 있다. 그들이 치장한 기능성 고급 등산화와 배낭, 등산복을 살 돈이면 한달도 넘게 알베르게에서 먹고 잘 수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이를 큰 고생으로 여긴다. 왜냐면 고상한 그들이 호텔방이 아니라 싸구려 알베르게 공동 숙소에서 전세계에서온 사람들과 한방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 P57
빛. 나는 별로 로맨틱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 눈빛엔 이상하게 마음이 저릿저릿했다. - P63
길은 다시 하나로 합쳐졌지만 개를 데리고 다니는 순례자는 길에서도, 알베르게에서도, 그 어느곳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그 후로도 두 번 다시 마주치지못했다. - P69
"너는 어떻게 말해? 고맙다는 말?" - P75
"객창감이란 건 아마도 타국에서 혼자 머무는 방 창문으로 스며들어오는 어스름한 달빛 같은게 아닐까요." - P105
어떤 사랑이었길래 그렇게 두껍고 무거운 장소를 만들었을까? 그 무덤에선 죽는다는 말이 산다는 것보다 더 덧없게 느껴졌다. - P111
바라나시의 옛 이름은 카시. ‘빛의 도시‘라는 뜻이다. - P113
. 다만, 신혼여행을 바라나시로 가게 된다면 무조건 손모니 호텔에서 시간을 다 보내겠다. - P118
언젠가 구루지(스승)가 내게 해준 말이 있다. 세상에한번 생겨난 소리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그러면 공간이 너무 무거워지지 않겠냐고 내가 묻자 그는 소리의 무게는 아주아주 작기 때문에 괜찮다고 했다. 그 이후로 어느 공간을 들어서든지 간에 그 공간에 쌓인 소리의 두께와 깊이에대해서 상상하게 되었다. - P124
"자신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만이 사랑과 신도 존중할수 있게 됩니다. 존중한다는 건 믿을 수 있다는 얘기고 믿을 수 있다면 느낄 수 있죠. 그러니까 모든 것들이 가능해집니다. 신이 된 것처럼." - P125
‘연인‘이란 단어의 유래는 ‘거울을 들고 있는 사람’에서 비롯되었다. 이에 대한 근거는 없다. 왜냐하면 내가 방금 만든 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인이란 단어에 그런 뜻이없다는 게 더 이상하다. 거울을 들고 있는 사람을 뜻하는단어를 연인을 뜻하는 말로도 쓰고 있는 사람들이 지구 위어딘가엔 분명히 있을 것만 같다. - P169
그 보이저호가 한 것을 하려고 우리는 매번 비행기티켓을 산다. 떨어져서 나를 보려고. 내가 아닌 것을 거두어내어 버리고 보다 정확하게 나를 보려고.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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