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번에 구득 가겠습니다." 드라마 <슬기로운의사생활>을 보던 중 흉부외과 레지던트 도재학 선생의 말에 붙들렸다. 구득. 처음 듣는 단어였다. 구득은 말 그대로 구하여 얻는다는 뜻으로 도재학 선생의 그 말은, 곧 있을 장기이식 수술을 위해 뇌사자로부터 장기를 받아 오는 역할을 자신이 도맡겠다는의미였다. - P127
그곳은 누구에게나 있다. 누구에게나 반드시 있다. 당신의 삶이 완전히 망가져버렸다고 생각될 때에도 당신과 보이지 않는 실로 묶여 끝끝내 반짝이는 세계, 당신의 빈야드가. - P126
더 오랫동안, 더 멀리에서 담는다. 두눈물은 같은 눈물이지만 완전히 다른 눈물이다. 구할 수 없는 것을 구하는 자의 눈물은 또 다른 의미로그토록 깊다. - P131
그 시간을 관통해온 앨리의 마음에 불투명한 욕망보다 사랑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우세했음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는 누군가를 통해, 무언가를 딛고, 지금에 이른 것이 아니었다. 그저 어떤 시간 속에 자그마한 불씨가 있었고, 그 불씨가 불길로 번졌고, 맹렬하게 타오르던 불길은 순리에 따라 잦아들었으며, 밤은 새벽으로 흘러 남은재 위엔 새벽이슬이 맺혔을 뿐. - P141
어제는 문득 이런 것이 궁금해졌다. 사람들은 시든꽃을 어떻게 버리는 걸까.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면 된다는 현실적인 답변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고, 꽃을 버릴 때의 기분과 손에 남은 감촉을 어떻게들감당하며 사는지가 궁금했던 것이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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