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색연필 코너에 서 있다. 색연필 코너는 연필 코너의바로 다음 블록이다. 복돼지 문구점의 블록은 골목만큼 길고 뱀처럼 가는 모양으로, 매우 좁지만 탄성이 있어 아무리 커다란 사라시라도 원하는 쪽으로 움직이며 문구를 제대로 고를 수 있다. - P298
그러니까 내가 음식을 먹고서 하루를 더 살아가는 게 이 세계와주변에 누가 되는 게 거의 확실해졌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주할 수 있는 밥상, 가장 낮은 밥상의 맛이라는 것이었다. 어쩌면 구수한 맛이란 먹는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지 않는 유일한 맛. - P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