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고 있다. - P181

어쩌다 내 안에 시의 인자가 날아들어 거북목의 위협을 무릅쓴 책상 붙박이로 살게 된 건지,
몸 쓰는 재능은 처음부터 없었던 건지 (신에게 따져 묻고 싶기도하고. - P183

"응. 동전 몇 푼 받고 동네 애들 태워주는거. 그 목마를 어찌나 정성들여 먼지 한 톨 없이, 광나게 닦고 계시던지." - P191

아, 거기가 내 시의 기원이구나.
나의 작은 목마. - P191

그간 세상 곳곳을 다니며 아름다운 광경을 많이 보아왔기에 이제는 어떤 장면을 마주해도 방탄조끼를 입은 듯 무감했었다. 아름다운 것을 너무 많이 본 자는 불행한 사람이라고까지 생각했다. 그런데 아직 내게 느낄 수 있는 영혼이 남아있다는 것이 나를 기쁘고도 두렵게 했다. 그 마음에 대한 보답이라는 듯 저 멀리 사슴 한 마리가 보였다.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은 가는 다리로 성큼성큼 밭을 가로질러 숲으로뛰어가는 사슴을 보면서, 작은 것에도 쉽게 옹졸해지고 미움으로 출렁이던 나 자신을 멀리멀리 떠나보낼 수 있었다. 인간의 의지로 이룰 수 없는 몫이 있음을 인정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 P195

지금 제 앞에는 두 개의 공이 놓여 있습니다. 당신 그리고밤이라는 공. - P199

저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그러니 이제 가세요, 당신의 기억으로그곳에서 슬픔을 탕진할 때까지 머무세요.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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