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을 견디는 몸은 어딘가 비어 있다. 물고기의 부레.
새의 기낭같이. 그렇다면 시간의 유속을 버티는 마음에도빈 구석이 있을까. 오래전 나는 내 안의 빈 곳을 매만지며 언젠가는 이곳이 들어차길 바랐다. 텅 빈 수레처럼 어딘가에닿으면 소란한 여기가 이제 그만 고요해지기를 내벽에 손을 댄 채로 질감을 전부 외울 때까지 맴돌았다. 참다못해 비명이라도 지르면 그 소리가 며칠이고 안에서 울리곤 했다.

유대와 기억, 시간, 죽음이 별개였으면 좋겠다. - P22

기억이 나를 데려다 놓는다.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 전부 떠난 자리에.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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