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을 열면 종현은 텔레비전을 보거나 핸드폰으로게임을 했다. 가끔 거실을 닦거나 빨래를 널고 있기도 했다 종현이 무엇을 하든 수영은 들어서자마자 함께 했다. - P221
떨어져 있자 오히려 회복이 되고 있는. - P223
수영은 찌개 냄비의 불을 끄고 식탁에 혼자 앉아 있었다. 차려 놓은 것들이 식어 갔다. - P227
침묵의 모서리가 날카로웠다. "어디 있었니." 수영이 말했다. - P229
"고작 그 소리야? 말 같잖은 말, 고작 그거야? 그러니더 해야겠다는 생각은 못 해? 내년이라도 내후년이라도기어이 끝을 내 해치워 버려야겠다는 생각은 못 해? 겨우, 그것밖에 안 됐니? 해서 보여 주겠다는 게 이런 거였어?" PREPA - P223
수영은 흐느꼈다.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알 수 없었다. 아무것도 알 수 없었고 그것을 모르는 척 숨겨야 한다고생각하고 믿었던 것까지 모두 무너져 있었다. - P237
두 사람은 집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가지 않았다. 종일셀 수 없이 몸을 섞었다. - P239
며칠 뒤 수영은 상수에게 말했다. "종현이랑 헤어질까요?" - P239
학습은 돼 있었다. 종현이랑 헤어질까요? 그 말은 헤어질지, 말지 물어보는 말이 아니었다. 헤어지고 싶지만 걸리는 것이 있다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듣던 순간의 기분이떠올랐다. 당황하기는 했지만 이상하게 놀랍지는 않았다. - P243
어둑한 실내를 반사하는 창문은 빗물 흐른 자국과 먼지 때가 끼어 있었다. 수영은 며칠 전 석양빛이 뭉개지던자기 방의 창문을 떠올렸다. 손자국이 묻은 자리마다 오렌지를 쥐어짠 것 같은 빛이 맺혀 있었다. 종현과 몸을 섞던 중이었다. 몸을 섞고 또 섞었지만 섞어지지 않는 것이있다는 사실만 절망적으로 확인하던 가을의 오후 수영은떨어져 나와 눈물 짓고 이불을 당기는 대신 종현의 위로올라갔다. 체중을 실어 종현을 받으며 웃으려고 애썼다. - P249
"나가자. 더 좋은 데로 가자." 상수가 말했다. 수영은 웃었다. - P250
좋구나, 참 좋구나.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만 할 수 있어서. 그러지 못하는 수영을 본 뒤라서 더 실감이 되는 것을미경은 나쁘고 못됐다 느끼면서도 어쩔 수 없었다. - P256
"잘했어. 많이 힘들겠더라. "무슨 얘기해 봤어?" 상수는 당황한 기색을 감췄다. "옆에서 보잖아. 그래 보여서." {"그렇지? 오늘도 그래 보이더라. 애써 아무렇지 않은척하는 거." -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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