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숲을 향하고는 있었으나 숲으로 가지 않아도 좋았다. - P54

나는 마법의 장소에 있었다. - P54

지난밤. 두시와 세시, 그리고 네시에 호텔 어딘가에 있는 괘종시계가 무거운 소리로 시각을 알렸다. 옛날식 커다란 시계의몸통에서 울리는 진짜 쇠공이 소리이다. 나는 잠을 이루지 못하며 종소리를 세었다. 종소리로부터 파생된 무수한 생각들이나를 뒤척이게 만들었다. - P55

누군가의 묘석을 청소하는 일은 생전 처음이라고 나는 말했다. 제발트의 책에서 읽은 만성절 아침 안개가 짙게 낀 묘지에서 죽은 남편의 묘석을 청소하는 나이든 여자들에 대한 묘사가 기억났다. - P61

커피하우스의 숙녀들로 대표되는, 정체불명의 도도한 노년 여성 계급은 사라졌고 그 자리에는 다정한 수다를 풀어놓는 동네 할머니들이 앉아 있었다. - P63

더위와 먼지와 긴 산책과 작별에 지친 우리를 맑은 우물처럼 위로했다. 기차 시간이 다가왔다. - P65

하늘의 푸르름 위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며누런 금속이 얼마나 깊은지 모른다내가 아는 것은 단지 달은 차갑고 태양은 더우며들 모두 인간의 목숨을 갉아먹는다는 것곰고기를 먹는 자살이 찔 것이며개구리를 먹는 자여위어가리라 - P69

구석구석의 그늘에는 다양한 농담의 어둠이 고여 있었다. - P74

나는 소스라치며 뒷걸음쳤다. 오래전 어느 날 당신의꿀처럼 솟아로부터 온 편지……… 그 순간 문득 작별은 사랑과 마찬가지로특정 시기에만 국한된 개별 사건이 아니라, 삶의 시간 내내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 비밀의 의례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P82

갑작스러운 정적이 우리를 둘러쌌다. 우리는 숲안쪽에있었다. 우리는 발목이 없다. 나무들은 안개의 베일을 걸친 배들이었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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