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록 일상적인 몸-문화를 버리고 새로운 몸-문화를 입는 것, 그 위에 나의 진정한 개성이 드러나게한다는 것이 아주 멋진 표현인 것 같다. - P35

이미 규정되고 사용된 ‘말해진말‘ 말고 지금 이 순간 새롭게 생성하고 관계 맺는‘말하는 말’을 발견하는 것이 예술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 P37

흔히 드라마는 인물을 통해 인물이 속한 세계를 경험시킨다고 하지. 인물은 혹은 인물을 맡은 배우는 관객이드라마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통로고. 그랬을 때 포커스는 그 세계에 가 있게 되잖아. 그런데 내가 <데미안>을공연했을 때는 그 ‘통로‘가 더 중요했어. 물론 그 통로가 중요하기 위해서는 그 세계도 중요하지, 거의 동급으로. 나, 양종욱은 나를 〈데미안>으로 들어가는 통로로 삼는 동시에 그냥나인 거야. 흔히 배우를 무당에 비유할 때 무당은 통로일 뿐그 너머 세계가 중요하지 무당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잖아. 기존의 배우에 대한 이해나 요구도 그쪽이고. 근데 지금의 나에게는 이 무당이 중요해. - P41

거기 어떤 비밀이 작동하고 있는 거잖아. 근데 그런 것들을 생각할 여유나 틈이 없으면 루틴이 돼버리는 거지. 열심히하고 박수 치고 받고. 인터파크 별점 주고 리뷰 읽고. 납작해져버리는 거야. - P43

관객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직관적으로 알겠는데 거기에대한 고민이 너무 얕았어. 그 고민이 아주 핵심인데 이제까지너무 핵심적으로 다루지 않았다고 반성해. 그 누구도 빗겨갈 수 없는 핵심적인 질문이야. - P44

콘스탄틴 세르게예비치 스타니슬랍스키(Konstantin Sergeevich Stanislavskii,
1863-1938)는 러시아의 배우이자 연출가이자 연극 이론가다. 연기를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학문의 영역, 실험하고 규명할 수 있는 과학의 영역으로 편입시킨 최초의 인물이다. 자신이 개발한 체계적인 연기 방법론을 ‘시스템‘이라고 명명했으며, 현대 사실주의 연기에서 사용하고 있는 거의 모든 용어-목표, 행동, 장애, 비트, 스코어, 주의 집중, 정서 기억 등-를 창안하기도 했다. 그의 초기 방법론을 배운 제자들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망명해 초기버전의 시스템을 전파했으며, 이것이 정서와 감정에 치우친 방식으로 발전하면서 소위 미국식 연기 방법론의 대명사인 ‘메소드‘가 되었다. - P49

김석주 맞다. 배우가 자기만 아는 아주 개인적인 감각으로,
자신만의 아주 구체적인 몸의 경험으로 세계를 만나낼 때, 관객은 그것이 익숙한 연기 기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직관적으로 ‘맞다‘, ‘뭔지 알겠다‘고 느낀다. 일종의 무의식 영역이라고도 할 수 있다. - P53

외부 때문에 움직이게 되고 외부 때문에 말하게 되면 주의가 다 외부로 나가 있어서, 관객은 결국 그 외부의 힘까지, 어쩌면 이 사회의 시스템과 이데올로기까지 볼 수 있게 된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두 사람의 사적인 대화 속에서 관객이 권력관계, 힘의 관계, 사회적인 관계까지 읽어낼 수있다면, 그 말 뒤의 이념·권력·정치·폭력 같은 것을 감지할 수있다면, 물리적 세계를 넘어 전체 사회구조 안에서의 힘, 계급적인 힘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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