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더욱 더워진다. 덥다는 말을 예전엔 별생각 없이 할 수 있었다. 이제는 너무 많은 얼굴이 떠오르고만다. 뙤약볕에서 농사 지어 작물을 보내주는 외할머니. 트럭 몰고 다니며 사시사철 야외에서 일했던 아빠여름에 더 많이 소비되는 축산 현장의 닭들, 폭염 때문에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기후난민들…. 내 더위의무게와 그들 더위의 무게는 다르다. 더위는 모두에게공평하게 오지 않는다. - P98
가족들 사이에서 장덕준 씨는 다정한 아들이자오빠였다. 그런데 가끔은 아버지와 부딪히기도 했다. 아버지는 뉴스에 세월호 이야기가 나오면 욕을 하는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저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저러느냐,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느냐. 그런 아버지에게 장덕준 씨가 물었다. 아버지, 제가 죽어도 그렇게 말씀하실 거예요? - P108
정혜윤은 아주 소중한 것을 잃은 사람들이 슬픔으로 해내는 일들에 대해 늘 주목해왔다. 모든 유족들은 말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면 좋겠다고, - P112
나는 이 기자회견 장면을 몇 번이고 다시 읽는다. 좋아하는 드라마를 눈물 훔치며 정주행하듯이. 싸우는 이주여성은 내가 두 주먹 불끈 쥐며 응원하는 주인공들이다. 그들의 연대 범위는 점점 더 넓어지는 동시에 촘촘해지고 있다. 이주민의 삶이 그들의 목소리를통해 이 나라에 명징하게 떠오르는 것을 본다. - P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