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나를 만들 때 빠뜨린 게 있다면 그건 분명 인내심일 것이다. 엄마가 종종 하는 이야기가있다. 이제는 롯데백화점이 된 상계동 미도파백화점에서 나를 잃어버렸던 이야기다. 지금 내 나이쯤되었던 젊은 엄마가 세 살짜리 나를 데리고 백화점에 갔다. 엄마 손을 꼭 잡고 한참을 돌아다니던 내가 목이 마르다고 하자 엄마는 바로 앞에 보이는빈 의자에 나를 앉혀놓고 물을 받으러 갔다. - P12
차갑게 신선해진 나는 다시 뜨거운 것들과 맞서 싸우기 위해 떠난다. 뜨겁게 일하고, 뜨겁게 화내고, 뜨겁게 아프고, 뜨겁게 즐겁다가 그 모든 것들이 너무 뜨거워서 견딜 수 없어지면 돌아와 와작와작 깨물어 먹을 것이다. 죠스바를, 캔디바를, 수바바를 비비빅을. - P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