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사람들 얼굴이 다 다르잖아요.
다 마음에 들어요.
다 다른 사람들이에요.
사람들 얼굴과 생김새가 다 다르니까,
계속 그림을 그려요.
다 예뻐요.

못난 사람은 없어요다 얼굴이 예쁜데,
왜 본인이 못생겼다, 얼굴을 깎아라 그래요?
자기더러 못생겼다고 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자신감에이 뭐, 저는 경쟁 같은 거 없어요.
저는 저이니까요.
•긴장이 없어요, 저는. 아예.
저는 잘하니까.
긴장 없이 뭐든 할 수 있는 자신감!
긴장할 게 뭐 있어요.
할 수 있는 만큼 해야죠.

내가 모은 은혜씨의 기록과 사진들은 참으로 많다. 그것을 뒤적이고 있노라면어깨가 무거워지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지 않은데 침울해지기도 한다. 그와동시에 너무나 사랑스러운 애교가 뿜어져나와 웃음 짓기도 한다.

은혜씨는 세상에 태어나 축복이 아닌 근심의 존재로, ‘네가 무슨 쓸모가있을까‘ 싶은 하등한 인간에게 보내는 차가운 눈빛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며마음의 병을 앓았다. 성인이 되어서 이 세상 어느 곳에도 자리할 데 없이 밀려나모든 사회 구성원으로부터 완전히 무시당하는 잔인한 벌을 견뎠다. 그런은혜씨가 스스로의 힘으로 자기 존재를 증명하고 있다. 묵묵히 그림 그리는행위를 통해 자기에게 숙명적으로 주어진 존재론적 장벽과 한계, 그에 기인한마음의 상처에 연연하지 않고 스스로를 치유하며 잔인한 형벌의 시간을 예술로승화시켰다. ‘나 같은 이는 왜 장애인으로 태어났을까‘ 자책하던 과거에서 "어머,
원래 예쁜데요 뭘~"이라며 이제는 오히려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존재로거듭나고 있다

이제는 우리 가족의 부양의무자가 되어 꿈을 모두 이루었다고 자신 있게말하는 은혜씨는 지금도 양평의 작은 작업실에서 동료들과 그림 그리며 먼미래를 향한 부질없는 걱정 대신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은혜씨의 그림자 뒤에서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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